코딩을 하나도 몰라도 AI로 자동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? 제 경험으로는 만들 수는 있어요. 대신 엄청 헤매요.
제 코딩 경험은 20년 전 대학에서 HTML, C 언어, 비주얼 베이직을 조금 해 본 게 전부예요. 파이썬은 이름만 들어 본 정도였고요.
파이썬 모르는 사람이 AI 자동화를 만들면서 어디서 헤맸는지,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적어 볼게요.

파이썬은 쇼츠 만들다 처음 알았어요
파이썬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건 2025년 8~9월쯤 AI로 쇼츠를 만들어 보다가였어요. 그땐 "그런 게 있구나" 하고 금방 잊어버렸어요.
나중에 자동화를 해 보려니까 지인이 "자동화하려면 파이썬 써야 돼" 하더라고요. 그제야 다시 파이썬을 꺼냈어요.
AI 자동화, 파이썬은 제가 안 짜요
그럼 파이썬을 공부했냐고요? 아니에요. AI가 파이썬으로 코드를 쓰고, 저는 뭘 원하는지 설명만 해요. 파이썬을 몰라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그래서예요.
대신 설명은 꽤 정확해야 했어요. "블로그에 올려 줘"가 아니라 "에디터에 글 넣고, 발행 버튼은 내가 허락할 때만 눌러"처럼요.
첫 성공, 크롬 연결 없이 글이 올라갔어요
처음엔 ChatGPT한테 자동화 방법을 물었어요. 설명은 정말 잘해 줘요. 문제는 해 보는 단계였어요.
그러다 ChatGPT 데스크탑 앱의 Work 기능을 써 봤어요. 제 크롬에 연결하지 않고, 자기 브라우저로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가더라고요. 글을 쓰고 사진을 넣고 서식까지 입혀서요.
2026년 9월 3일, 매장 블로그에 첫 글이 자동으로 올라갔어요. 너무 기뻤어요. 20년 만에 처음으로 "내가 만든 게 알아서 돌아가네" 하고 본 순간이었어요. 그 뒤로 당근도 붙여서 당근 소식 글도 자동으로 올라가게 됐고요.
첫 번째 벽, 글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
발행은 됐는데 글이 영 아니었어요.
그 전에 2026년 4월부터 8월까지 매장 소식 글을 Claude로 썼는데, 그 글들이 마음에 쏙 들었거든요. 그래서 그 글들을 통째로 보여 주고 "이렇게 써 줘" 했어요. 근데 그 맛이 안 나오더라고요. 거기서부터 헤매기 시작했어요.
그럼 Claude한테 직접 쓰게 하면 되지 않을까? 구독까지 하긴 부담스러워서 Claude API에 5달러를 결제했어요. 쓴 만큼만 내니까요. 근데 API로 써도 예전 품질이 안 나왔어요.
알아보니 API로는 Claude 프로젝트에 넣어 둔 지침이나 참고 자료를 못 읽더라고요. 예전 글이 좋았던 건 프로젝트에 쌓아 둔 자료 덕분이었는데, API엔 그게 없었던 거예요.
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이틀 만에 Claude Pro를 다시 구독했어요. 그래도 예전만큼은 아니었어요.
마지막으로 글의 포맷을 정리해서 줬어요. 제목은 어떻게 짓는지, 첫 문단엔 뭘 쓰는지, 소제목은 어떻게 나누는지 같은 규칙이요. 그제야 예전에 쓰던 Claude 글이 나오기 시작했어요.
좋은 글을 보여 주는 것보다, 좋은 글의 규칙을 정해 주는 게 더 확실하더라고요.
두 번째 벽, 고치면 딴 데가 고장 났어요
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. 자동화 코드를 계속 고치다 보니 이걸 고치면 저게 고장 나고, 저걸 고치면 또 다른 게 고장 났어요.
같은 얘기를 몇 번이고 다시 해야 했어요. 처음 정한 방향으로 가야 할 대화가 어느새 엉뚱한 데로 흘러가 있었고요. 말 그대로 삼천포로 빠진 거죠.
마침 새 블로그 자동화를 시작해야 할 때였는데, 고치느라 하루가 다 갔어요.
더 무서운 건 제가 삼천포로 빠진 줄도 모르고 계속 그 길로 갔다는 거예요. 한참 허우적대고 나서야 "뭔가 잘못됐구나" 싶었어요. 근데 그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봐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어요.
그래서 한 발 물러섰어요. 구독해 둔 Claude한테 지금까지 코드를 통째로 던져 주고 "문제가 뭔지 파악하고 해결 방법 찾아 줘" 했어요. 여기저기 땜질하는 대신 전체를 다시 보게 한 거예요.

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
지금은 그때 실수를 안 하려고 다섯 가지를 지켜요. 코딩 몰라도 쓸 수 있는 것들이에요.
1. 규칙은 대화가 아니라 파일에 적어요. 대화는 길어지면 앞 내용을 잊어요. "답은 한국어로", "발행은 내가 허락할 때만" 같은 규칙은 파일 하나에 적고, AI가 일을 시작할 때마다 먼저 읽게 해요.
2. 한 번에 하나만 고쳐요. 여러 개를 한꺼번에 고치면 뭐 때문에 고장 났는지 몰라요. 하나 고치고, 확인하고, 다음으로 넘어가요.
3. 고칠 때마다 저장 지점을 남겨요. "여기까진 잘 됐다"는 지점을 기록해 두는 거예요. 개발자들은 이걸 커밋이라고 부르더라고요. 삼천포로 빠져도 잘 되던 데로 돌아올 수 있어요.
4. 잘 되던 기능은 자동으로 시험해요. 새 기능을 넣을 때마다 예전 기능이 아직 잘 되는지 확인하는 시험을 돌려요. 이걸 고쳐서 저게 고장 나면 바로 알 수 있어요.
5. 하루가 끝나면 작업 기록을 남겨요. 오늘 뭘 했고 뭐가 남았는지 적어 둬요. 다음 날 새 대화를 열어도 그 기록부터 읽게 하면 흐름이 안 끊겨요.
20년 만의 코딩은 생각보다 덜 어려웠고, 생각보다 훨씬 많이 헤맸어요. 솔직히 헤맨 시간이 제일 많이 배운 시간이었어요. AI가 코드는 대신 써 주지만, 방향을 잃지 않게 붙잡는 건 여전히 제 몫이더라고요.
이렇게 다시 정리한 자동화가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, 돈은 얼마나 드는지는 첫 글에 적어 뒀어요.
→ 전체 기록 보기: AI 블로그 자동화 두 달 기록: 블로그를 두 번 포기한 내가 만든 것 (비용·실수까지)
그 전에 블로그를 두 번 포기한 얘기가 궁금하시면 이 글부터 보세요.
→ 무료 강의대로 AI 블로그를 따라 했다가 포기한 이유 (주말 몰아 쓰기와 예약 발행의 함정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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